2024. 10. 10. 16:34ㆍ일상
현재 취준을 하는 내 이야기를 취업이 될 때까지 써볼 예정이다.
사실 나는 하나의 제품(product)을 '나'를 통해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개발과 디자인을 공부했고, 내가 무엇을 했는지 오늘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컴퓨터공학과를 나왔으면 개발을 해야지"
개발을 잘하기 위해 정말 오랜 기간 노력했다. 컴퓨터공학과에서 파이썬, 자바 등 백엔드와 관련된 공부를 했고, 개발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 9기 팀장으로 1년간 활동했다. 프론트엔드가 하고 싶어 2년 독학 후 프론트엔드 부트캠프도 6개월이나 했다.
약 770일 동안 1일 1커밋을 했다. 2년 동안 쉬는 날 없이 매일 Github에 커밋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프로젝트와 스터디도 많이 진행했다. 운 좋게 졸업 전에 프론트엔드 인턴도 4개월 하며 나름 전공생이라면 해야 할 일들을 해왔다.
그런데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개발을 하면서 오히려 나의 강점과 목표하는 지향점이 개발과 "Fit" 하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개발 프로젝트는 프로젝트가 얼마나 "잘" 만들어지는지 보다 어떤 기술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적용했는지에 중점을 둔다.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다.
2. 나는 필요한 개발 지식을 빠르게 습득 및 적용하는 것보다 어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더 강점이 있다.
3. 팀 프로젝트에서 개발보다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고 여러 팀원들과 협업하고 상황에 알맞게 조율하여 스케줄링하는 것이 원활하게 잘 진행되었다.
4. 실제 팀원들에게 구성원 관리 및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5. 하나의 기술을 파고드는 것보다 하나의 프로덕트에 해당하는 전범위의 내용을 다듬어 나가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무언가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필수라고 생각되어 대학교 2학년에 산업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며 제품, 공간, UX 디자인을 공부했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UX 연구원으로 1년간 활동하며 논문도 작성해 봤고, 국제대학생 디자인 워크숍도 한국 대표 중 한 명으로 참가했었다. 중간에 휴학한 기간 동안 "오늘의 집"에서 진행한 공간 인식 AI 학습에 대한 프로젝트에도 1년간 참여하여 IT 커머스 기업에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경험해 보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UX에 대해 관심이 더 깊어졌다. 특히 사람들의 심리, 인간 군상 등의 특성을 통해 유저(사용자, 고객)가 원하는 바를 어떤 방법을 통해 이뤄줄 수 있을지에 대해 더 관심이 생겼다.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타겟 유저층의 니즈가 무엇이고 이를 어떤 방법으로 이뤄줄 수 있을지에 대해 풀어나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단순히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니즈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
나의 흥미와 강점들을 살리면서 개발과 디자인 두 가지 이력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며 지내던 중 중고 서점에서 "코딩 몰라도 됩니다" 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이 재미있어서 무슨 책일까 하고 읽어봤는데 IT 기업에서 일하는 여러 비개발자 직군에 대한 이야기였다.
문과생도 아니고 그저 심심풀이로 읽은 책에서 나는 내가 찾던 직무를 찾을 수 있었다. 크게는 하나의 서비스, 작게는 하나의 기능에 대해 기획하며 만들어 나가는 서비스 기획/PM에 도전하기로 했다.
여러 경험들을 겪으며 "나"에 대해 고민하고 객관화하여 정의하려고 했고, 이를 통해 강점과 나아갈 방법을 찾아냈다. 물론 이 길이 나에게 100% 맞는 길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도전하여 취직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해보겠다.
취직에 성공할 때까지 이 도전기를 종종 올려보려고 한다. 이 글을 통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지금의 열정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